화폐의 정의와 기능 그리고 역사

1. 화폐의 정의

화폐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돈'을 떠올리게 되는데 일상생활에서의 돈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학에서 화폐라는 용어는 소득이나 재산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위미가 아니라 교환의 매개물 또는 거래의 지불수단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거래의 지불수단이라고 하면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종이지폐나 주화 등 정부가 발행한 화폐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경제에서 지폐나 주화를 매개로 하는 거래보다는 수표, 어음, 신용카드등을 이용한 거래의 비중이 훨씬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화폐이 범주 안에는 우리가 보통 화폐라고 생각하는 것뿐 아니라 수표, 어음, 신용카드처럼 교환의 매개물이나 거래의 지불수단이 될 수 있는 것 모두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전자화폐, 가상화폐, 암호화폐라는 것까지 등장해 화폐의 범주가 더 넓어져 가고 있습니다. 

 

 

2. 화폐의 기능

화폐의 기능면에서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은 기능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1)가치척도의기능
상품의 가치가 화폐의 단위로 측정될 수 있는 것을 말하며 만약 화폐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떤 특정상품을 기준으로 가치를 나타내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돼지가 가치척도의 기준이 된다면 휴대폰의 가치는 돼지 10마리 또는 자동차의 가치는 돼지 50마리와 같이 표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은 가치척도의 기준을 닭으로 여긴다면 여기서 혼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화폐가 아닌 상품으로 가치를 나타내는 방식에는 불편함과 혼란이 따릅니다. 

2)교환매개의 기능
거래과정에서 화폐가 보편적인 지불수단으로 사용된다는 뜻인데 이 기능의 중요성은 물물교환경제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갈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감자를 생산하는 A 씨는 수박을 필요로 하는데 수박을 생산하는 B 씨는 감자를 필요로 한다고 하면 A씨와 B씨가 서로의 생산품을 교환함으로써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욕망의 상호일치를 기대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서로 원하는 물건을 갖고 있는 사람을 찾으려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화폐가 존재하면 모든 경제주체는 이것을 매개물로 인정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과 교환하려고 할 것입니다. 

3) 가치저장의 기능
벼를 재배하는 농민이 있다고 가정하고 농사를 지어 벼를 수확하고 저장한 후 다음 해 자녀 유학자금으로 사용하려고 했을 때 벼를 저장해 두는 것보다는 쌀을 팔아 돈으로 교환한 후 금고에 보관해 두는 것이 더욱 편리할 것입니다. 화폐는 한 시점에서 다른 시점까지 구매력을 보관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가치저장의 기능이라고 합니다. 

 

3. 화폐의 역사 

화폐라 하면 지폐나 주화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인류 역사에서 이러한 것들이 사용되기 시작한 지는 그렇게 오래전의 일이 아닙니다. 주화의 경우에도 몇천 년 정도의 역사를 갖고 있을 뿐이며 지폐는 18세기에 와서야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교환의 매개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쌀, 밀, 가축, 생선등 농축수산물이었으며 이를 상품화폐라고 합니다. 상품화폐를 사용하는 데는 많은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경제생활이 진화하면서 상품화폐를 대신해 등장한 것이 금, 은, 구리등 금속화폐입니다. 무게로 측정해 사용할 수 있는 금속화폐는 다른 물건보다 화폐로 사용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금, 은과 같은 귀금속을 주화의 형태로 만들면 운반하기 편리할 뿐 아니라 위조가 어려우며 변질되지고 않기에 꽤 오랫동안 화폐로 사용해 왔습니다. 영국의 화폐단위가 파운드인데 이것은 무게의 단위인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하지만 금속화폐는 몇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경제규모가 확대되면서 화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데 금속화폐는 공급이 한정되어 실물경제를 뒷받침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귀금속의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광산을 계속 개발해야 했는데 이에 따르는 비용부담이 컸습니다.
18세기 접어들면서 금속화폐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지폐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지폐는 주화의 여러 가지 장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지폐를 만들어 내는데 비용이 매우 낮아 공급량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도 있었습니다. 지폐 자체만으로는 가치가 없는 종이에 불과하다는 문제점은 태환성을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태환성은 요구만 있으면 지폐를 바로 예치된 금이나 은으로 교환해 준다는 것을 말하는데 이를 태환지폐라고 합니다. 태환지폐의 입지가 공고해지면서 실제로 태환을 요구하는 사람이 드물어져 나온 것이 불환지폐입니다. 
즉 불환 금이나 은으로 교환이 안되고 종잇조각 지폐인 것입니다. 불환지폐가 화폐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은 정부가 이것의 가치를 보증해 주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금융제도가 발전함에 따라 정부가 가치를 보증하는 법화, 수표등도 교환의 매개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고 신용카드가 등장해 법화나 수표를 대신해 편리한 지불수단이 되고 있습니다.